우연히 티비를 보다가 발견한 부부의 세계라는 드라마, 정말이지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에 이런 스타일의 막장(?) 드라마가 있다니... 여러편 돌려 보다 어쩐지..하는 생각이 들었던건 영국에서 막장으로 유명했던 드라마 닥터포스터를 원작으로 제작된 드라마 였단 사실 입니다.
사실 미드, 영드 등 외국 드라마에 한국 사람들이 열광하는 건 한국과의 문화 차이 코드 차이등으로 내용이 색다른 것도 있지만 연출이나 편집 과정에서 매우 과감하고 강렬한 화면을 보여주는 이유도 있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매우 평범한 플롯을 가지고 있지만 단순 불륜 드라마를 벗어나 스릴러와 같은 형식 긴장감, 빠른 전개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이 드라마가 가져오는 반전 그리고 뻔하지 않은 인물 설정이 많은 시청자를 열광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잘나가는 의사인 지선우(김희애)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잘생기고 배려 있는 남편 이태오(박해준)를 만나 완벽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의 장점만 닮아 잘생기고 성격 좋은 아들과 좋은 집에서 행복한 나날을 지내던 중, 남편의 외도 흔적을 발견하게 됩니다.
여다경(한소희)이라는 지역 유지의 딸인데, 젊고 이쁘고 돈도 많은 그녀가 왜 이태오에게 빠졌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으나, 드라마를 계속 보면서 조금 이해하게 된 부분은 사실 이태오는 지선우의 지원 없이는 아무 것도 아닌 그저 그런 남자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성공한 멋있는 사업가 입니다.
그저 그런 시시한 또래의 남자들에게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던 여다경은 불륜 이라는 아슬아슬한 틀과 이태오의 겉모습만 보고 반해 위험한 사랑을 하게 되고 임신까지 하게 됩니다.
이 둘의 불륜관계를 여다경의 부모와 함께한 식사자리에서 화끈하게 사이다 방식으로 까발린 지선우는 자리를 박차고 나가며 양육권과 재산을 모두 가지게 되는 승리를 거두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대 반전은 그 이후 2년이 지났을때, 이태오 여다경 부부가 결혼 후 다시 고산(원래 그들이 살던 도시)으로 돌아오면서 시작됩니다.
여다경의 부모는 지역의 대유지로 나름 합리적으로 보이지만 딸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이성적 사고를 하지 못하고 무조건 딸의 행복과 삶을 위해 지원하는 캐릭터 입니다. 그들은 뻔뻔하게도 다시 그 도시로 돌아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듯 다시 대중앞에 나서며 그들만의 삶을 누리려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태오의 지선우를 향한 복수도 시작되는데, 잘 다니고 있던 병원에서 쫒아내려는 계략을 꾸민다던지,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협박을 한다던지, 아들의 심리를 이용해 괴롭히려 하는 그런 류의 찌질한 행동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대체로 실패로 끝나고 이 둘의 이상한 관계는 다시 시작되는 듯 합니다.
예전 지선우가 여다경에게 남겼던 "너도 나처럼 되지 말란 법 없잖아?"란 대사가 리마인드 되면서 이태오는 다시 지선우를 향하고 여다경이 예전 지선우가 그랬듯 의심하고 괴로워하는 상황이 지속됩니다.
원작 닥터 포스터에서는 아들이 집을 떠나며 시즌2가 마감되는데, 부부의 세계는 아직 스토리가 진행중이라 어떻게 결말을 맞게 될지 매우 궁금합니다.
어쨌든 이 특이한 드라마가 원조 불륜 드라마 천국인 한국에서 잘 각색되어 많은 시청자들의 열광을 얻고 있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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