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의 일제치하를 마치고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은 독립국이 됩니다. 일제의 압제에 시달리던 우리 민족은 해방의 기쁨을 제대로 만끽하기도 전에 일장기가 내려간 그자리에 미국국기가 올라가는 시련을 겪으며 자주 독립국으로서의 지위를 쉽게 얻지 못합니다.
정말 어이가 없는 것은, 2차 세계 대전 패전국인 독일이 두 개의 국가로 분단된 것과는 달리, 우리는 일본의 식민지였음에도 일본을 대신에 분단국으로 나뉘어 졌다는 사실입니다. 미국과 소련의 패권주의에 희생양이 된것이지요.
우여 곡절 끝에 해방을 맞이하지만 다시 들어선 미군정이 친일파를 그대로 등용하는 바람에 동족을 고문하고 살해하던 일제 경찰과 군인들이 거의 그대로 나라를 장악하게 되는 말도 안되는 현실이 벌어집니다.
1945년부터 1948년까지 3년간 대한민국은 혼돈의 시대였고 살육의 시대 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겠습니다. 내가 만약 그 시절에 살았다고 가정을 해보면, 일제 식민지 시절 일본인 보다 더 잔인하게 동족을 말살하는데 앞장섰던 그 친일파가 독립이 되었는데도 기세 등등하게 사회 지배층이 되어 나타 난다면, 어떨까요. 독립군을 고문하고 죽였던, 우리 식량과 재산을 강탈해가던 그들이, 일본 제국주의 보다 더 얄미웠던 그들이 다시 뻔뻔하게 미국과 이승만을 등에 업고 독립운동가들을 다시 고문하고 죽이고 민중들을 짓밟고 군림하려 든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요.
게다가 하나였던 조국을 둘로 나눠서 두 개의 나라를 세우려 하고, 우리 국민들의 요구나 의견은 묵살한채 그들의 방식대로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강제했다면,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까요?
이러한 상황에서 제주 4.3 이 발생했고, 제주도로 자국민을 토벌하러 가라는 상부의 부당한 명령에 항거해 일어난 사건이 여순 사건의 시작입니다. 여순 사건 당시 항명을 했던 14 연대 장병들의 호소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앞에 열거한 그 당시의 상황과 현실을 감안한다면 되려 정상적인 사고를 했던 사람들이 당연히 할 수 있는 생각이 아닐까요.
(우리 시대 잘못된 반공교육의 일환으로 "인민" 이라는 단어는 묘하게 거북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인민 이라는 단어는 고대 중국에서 부터 민중을 지칭하는 말로 국민과 별 다름 없는 말입니다. 빨갱이의 단어도 아니고 공산주의의 단어도 아닙니다. 우리 민족, 민중, 인민 이 단어들 모두 평범한 시민을 뜻하는 말입니다. )
군대에서 시작된 항명사건이 여수 순천을 비롯한 그 일대 지역에서 대부분의 민중들이 함께 봉기했던 것을 보면 미군정시절 우리 나라의 현실이 얼마나 참담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이 말하는 반란군에 의해 사망한 국민은 500명 이내이지만 국군에 의해 사망한 사람은 9,500여명이라고 하니, 이 진압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던 사건이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무고한 양민들(공산주의가 뭔지, 빨갱이가 뭔지도 모르던 민초들)이 억울하게 죽어나가야 했습니다.
"남녀아동까지라도 일일히 조사해서 불순분자는 다 제거하고 조직을 엄밀히 해서 반역적 사상이 만연되지 못하게 하리니 앞으로 어떠한 법령이 혹 발포되드래도 전민중이 절대복종해서 이런 속행이 다시는 없도록 방위해야 될 것이다. 만일 우리가 등한히 하다가는 자상잔멸로 사망의 화를 피할 자가 몇이 아니될 위험성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이승만의 담화, 「동아일보」1948년 11월 5일자 #
하우스먼 은 비공개를 전제로 한국인들은 "잔인한 개자식"이고 "일본인보다도 더 나쁘다"고 말했으며, 한국인들에게 이를테면 처형한 시신을 가솔린으로 제거하여 처형 방법을 숨기고 그 책임을 공산주의자에게 돌리는 방법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잔인성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브루스 커밍스, 2017,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196 페이지
일제 식민시절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다던 그 시절, 반상의 구별없이 공평하게 다 같이 잘먹고 잘살자는 그 구호가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요? 그 시절 지식인들, 독립운동가, 민족운동가들이 내세웠던 주장들은 오히려 더 합리적이고 공평한 세상이 아니었던가요? 조선시대 처럼 여전히 계급이 존재하고 엄청난 빈부격차에 부조리가 판치는 그 세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말인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바른말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빨갱이라 몰아서 죄다 죽이고 고문하고 연좌제까지 적용해서 후손까지 대대손손 못살게 군 우리의 역사. 지금도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주의를 제대로 알고 정의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과연 1940년대 후반의 우리 국민들이 그러한 이념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나 있으면서 공산주의자로 몰려 살해 되었던 걸까요?
미군 정보국의 표현에 의하면 서북 청년당과 같은 우익 청년 단체들은 히틀러 나치와 미국의 극우 KKK를 합쳐 놓은 것만큼 잔악 무도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매우 일을 잘하고 친미적이기 때문에 국가를 장악하는데 유용하게 쓰인다고도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미군정은 서북 청년당이 얼마나 잔악무도한지 말면서도 제주에 그리고 여수 순천 지역에 진압군으로 파견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이 아메리카 대륙을 인디언으로 부터 빼앗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그리스를 장악할 때 그랬던 것처럼 미개해보이는 동양의 조그만 나라에 대한 예의나 상식은 저 멀리 벗어던친 채 그들의 이익과 목적만으로 우리 국민들을 무참히 살육했던 것입니다.
해방 후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역사가 제대로 청산되지 않고 친일파, 기회주의자들이 대한민국의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목숨을 걸고 민족과 국가를 위해 독립운동을 하셨던 분들께서는 땅속에서 하늘에서 피눈물을 흘리시지 않을까요.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등 정통성 없는 독재 권력은 죄없는 민중들을 살해하고 짓밟아 그 위에 정권을 세운 천하에 나쁜자들 입니다. 이제라도 제대로 된 역사를 알고, 그 역사를 청산하고 단죄해야 우리 후손들이 너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만 하면 되는, 돈만 많이 벌면 되는 그런 것이 성공이라고 하는 세상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순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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