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캐나다 이민자 아줌마의 이민 육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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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


전통적인 자파 말라는 108개의 염주알로 이루어져 있다. 동양 철학의 보다 내밀한 부분까지 정통한 학자들 사이에서는 108이 가장 상서로운 숫자로 간주된다. 3의 배수로완벽한 세 자리 숫자인데다, 각 숫자들을 합하면 3의 세 배인 아홉이 되기 때문이다. 주일 학교에서 삼위일체를 배웠거나 아니면 삼발이 의자만 봐도 간단히 알 수 있듯이 3이라는 숫자는 궁극의 균형을 상징한다.

이 책 전체의 내용 또한 인생의 균형을 찾으려는 내 노력에 관한 것이기에 책을 자파 말라처럼 구성하기로 결심하고, 내 사연을 108개의 염주알에 해당하는 108개의 이야기로 나누었다. 이 이야기등른 다시 자아 탐색의 기간이었던 그 한 해 동안 내가 방문했던 3개국인 이탈리아, 인도, 인도네시아 이렇게 3부로 나뉜다. 

진정한 영적 탐색은 언제나 그래왔듯이 질서정연한 노력의 산물이다. 미쳐 돌아가는 무한 경쟁 시대인 현대 사회에서도 진실 탐구는 미쳐 돌아가는 무한 경쟁이 아니다. 진실 탐구자이자 작가로서 나는 가능한 한 손에서 염주를 내려놓지 않는 것이, 내가 이루고자 하는 일에 정신을 계속 집중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깨달았다.

"신과 함께 하는 순간을 오래 지속시키고 싶어요. 가끔씩 이 세상의 신성함을 이해한다고 느끼다가도 금세 잊어버리거든요. 사소한 욕망과 두려움에 현혹된 탓이죠. 매 순간을 신과 함께 하고 싶어요. 그렇다고 해서 수도승이 되고싶다거나, 세속적인 즐거움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건 아니에요. 제가 원하는 건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그 즐거움을 누리되 신에게 헌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에요.

끄뜻은 그림으로 내 질문에 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가 예전에 명상하는 도중에 그렸다는 그림 한장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자웅동체의 인간으로 기도하는 것처럼 손을 모은 채 서 있었다. 다리는 네 개 였지만, 머리는 없었다.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양치류와 꽃들로 뒤덮인 수풀이 있었다. 그리고 심장 위에는 조그많게 미소짓는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끄뜻은 통역사를 통해 말했다.

"원하는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이런사람이 되어야 해. 지상에 발을 꼭 붙이고 있어. 다리가 두 개가 아닌 네 개 달린 사람처럼. 그렇게 하면 속세에 머무를 수 있지. 하지만 머리로 세상을 보는 것은 그만둬 대신 마음으로 봐야해. 그러면 신을 알게 될거야.

"신을 찾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이 서양인들에게는 너무 복잡해. 그러니까 아주 쉬운 명상법을 가르쳐주지. 기본적인 방법은 그냥 침묵 속에 가부좌로 앉아 미소짓는 거야"

난 그 방법이 마음에 들었다. 그는 이걸 가르치는 동안에도 킬킬 거렸다. 그냥 앉아 미소 짓는다. 완벽해.

"인도에서 요기를 공부했지 리스?"

"네 끄뜻"

"자넨 요가를 할 수 있지. 하지만 요가 너무 어려워"

끄뜻은 몸을 비틀어 연꽃 자세를 취하면서 마치 변비에 걸린 사람처럼 얼굴에 잔뜩 힘을 주고 우스꽝스럽게 찡그렸다. 그러더니 몸을 플고 깔깔 웃었다. 

"요가하는 사람들은 왜 늘 그렇게 심각해? 이렇게 심각한 얼굴 하면 좋은 에너지가 도망가. 명상하기 위해서는 미소만 지으면 돼. 얼굴에 미소, 마음에도 미소, 그러면 좋은 에너지가 와서 나쁜 에너지를 깨끗이 씻어낼거야. 간으로도 미소를 지어야 해. 오늘 밤 호텔에서 연습해봐. 서둘지 말고. 너무 열심히 하지도 마. 너무 진지하면 병에 걸려. 미소를 지으면 좋은 에너지를 불러올 수 있어.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지옥에 가본 적이 있어요, 끄뜻?'

그가 미소 지었다. 당연히 가 본것이다.

"지옥은 어떤 곳이에요?"

"천국과 똑같아"

내 혼란스런 표정을 보고 그가 설명을 덧붙였다.

"우주는 원처럼 순환해 리스"

난 아직 그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위로 가나 아래로 가나 결국엔 모두 똑같아"

기독교의 오랜 신비한 개념이 생각났다. "위에서와 같이 아래에서도"

"그럼 천국과 지옥의 차이가 뭐죠?"

"가는 방법이 달라. 천국은 올라갈 때 일곱 개의 행복한 장소를 거쳐. 지옥은 내려갈 때 일곱 개의 슬픈 장소를 지나야 해. 그러니까 올라가는게 좋은 거야 리스"

그가 껄껄 웃었다. 

"그러니까 행복한 장소를 거쳐서 위로 올라가는 편이 낫다는 말씀이세요? 목적지인 천국이나 지옥은 어차피 똑같으니까요?"

"세임 세임이야. 결국엔 똑같아. 그러니까 가는 동안 행복한 게 낫지"

"그러니까 만약 천국이 사랑이라면 지옥도...."

"사랑이지"

나는 그 공식을 이해하려고 애쓰며 잠시 앉아 있었다.

끄뜻은 다시 웃으며 다정하게 내 무릎을 다독거렸다. 

"젊은 사람들이 이해하기엔 언제나 어려운 과제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엘리자베스 길버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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